파킨슨병은 흔히 ‘노인의 떨림 증상’ 정도로만 알려져 있지만,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 신경 회로의 오작동으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. 최근 연구에서는 단순히 도파민 부족 외에도, 뇌 속 행동억제 회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.

파킨슨병, 도파민만의 문제가 아니다? ⚠️
전통적으로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과 사멸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.
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도파민 감소가 단순히 시작점일 뿐, 뇌 내 다양한 회로 시스템이 함께 영향을 받는다는 관점이 떠오르고 있습니다.
그중 하나가 바로 ‘행동억제 회로(behavioral inhibition circuit)’입니다. 이 회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,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상인 운동 지연, 움직임 멈춤, 동결(freezing)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.
행동억제 회로란 무엇인가요? 🛑🧠
우리는 매 순간 수많은 행동을 하려고 합니다. 그중 일부는 억제되어야 하는 행동이죠. 예를 들어, 불필요하게 손을 들거나 말을 끊거나 갑자기 걷는 것 등은 억제해야 사회적 행동이 유지됩니다.
이러한 억제를 담당하는 뇌 부위가 바로:
- 기저핵(basal ganglia)
- 전전두엽(prefrontal cortex)
- 부정방향 피질(supplementary motor area)
이 회로는 행동을 멈추거나 제한하는 역할을 하며, 일종의 뇌 속 브레이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.
파킨슨병에서 행동억제 회로는 어떻게 변하나요? 🔄💣
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는 이 행동억제 회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 그 결과:
1. 움직임 시작이 어려움 → 뇌가 움직이려는 신호를 억제
2. 걸음을 멈추지 못하거나 너무 자주 멈춤 → 과잉 억제로 인해 움직임이 막힘
3. 반응 속도 지연 → 행동 개시 자체가 늦어짐
즉, 뇌가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**‘멈춰!’**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몸 전체가 굳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🚫
이로 인해 단순히 근육이 약하거나 몸이 느려진 것이 아니라, 뇌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너무 자주 밟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.
행동억제 회로와 관련된 주요 증상은? 🧍♂️❄️
🔹 동결(freezing of gait)
파킨슨병 환자가 걸음을 걷다가 갑자기 발이 붙은 듯 멈추는 증상입니다. 이때 뇌는 움직임을 멈추라는 강력한 억제 신호를 보냅니다.
🔹 언어 지연 및 발화 어려움
말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, 문장을 제대로 마치지 못하는 현상도 억제 회로의 과활성과 관련이 있습니다.
🔹 반사 행동 저하
누군가가 갑자기 부르면 반응이 늦거나 고개를 돌리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.
왜 행동억제 회로가 과활성화될까요? 🤔
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는 도파민 부족으로 인해 행동 개시 회로가 약화됩니다. 그 결과, 억제 회로의 균형이 무너져 상대적으로 억제 회로가 우세하게 작용하게 됩니다.
또한, 뇌의 신경가소성이 저하되면서 억제 회로의 ‘학습된 행동’이 더욱 강화되어 움직임 억제가 습관화되는 경향도 있습니다.
치료의 새로운 방향이 될 수 있을까? 💊🔬
기존 치료는 대부분 도파민 보충에 초점을 맞췄지만, 이제는 행동억제 회로를 직접 조절하는 접근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.
✅ 인지 행동 치료(CBT)
움직임 억제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, 적극적인 행동 연습을 통해 회로의 불균형을 조절합니다.
✅ 뇌 자극 치료(DBS)
특정 뇌 부위를 자극하여 억제 회로의 과도한 활동을 줄이는 데 사용됩니다.
✅ 음악 치료 및 리듬 운동
특정한 리듬이나 박자를 통해 행동 개시 회로를 자극하는 방식입니다. 예를 들어 메트로놈 박자에 맞춰 걷는 훈련 등입니다.
뇌의 '너무 강한 브레이크'를 이해해야 합니다
파킨슨병은 단순한 운동 장애가 아닙니다. 때때로 그 증상은 뇌가 스스로 내 행동을 과도하게 억제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.
이러한 ‘행동억제 회로의 과활성화’라는 개념은 파킨슨병을 새롭게 이해하고, 보다 정밀한 치료로 나아갈 수 있는 실마리가 됩니다.
우리가 이 질환을 더욱 정확히 이해할수록,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.